▲많은 사람이 타인과는 다른 시간인지 능력을 갖고 있다. 어떤 사람은 시간을 더 느리거나 빠르다고 느낀다(사진=ⓒ셔터스톡)

사람들은 각각 시간을 다르게 인식한다. 재미있을 때는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처럼, 지루할 때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어떻게 시간을 지배할 것인가'라는 책을 쓴 심리학자인 클라우디아 해먼드는 우리가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시간의 흐름이 다르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시간 지각 및 관련 요인

이런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중 하나가 감정이다. 예를 들어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을 경험한 사람들은 그 장면이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보이는 경험을 한다. 실제로는 매우 빠르게 지나간 일인데도 말이다. 2016년에 진행된 시간 지각 메커니즘 연구에 따르면 시간에 대한 인식은 감정 상태 외에도 기억, 주의력 수준, 질병 등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감정은 시간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다(사진=ⓒ셔터스톡)

파킨슨병과 시간 지각 능력

예를 들어, 파킨슨병 환자는 뇌가 영향을 받아 신경 세포가 점차 사라지거나 오작동하는 질병을 갖고 있다. 특히 대뇌 반구에서 발견되는 기초 신경절 구조에서 세포 손실이 발생한다. 그런데 이 신경절 구조는 생체 시계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파킨슨병 환자는 비환자와 다른 시간 감각을 갖는다. 최근에는 가상현실(VR)이 파킨슨병 환자의 시간 지각 능력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이처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VR 게임은 파킨슨병 환자가 시간을 인식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VR 게임은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조현병, 자폐증 등을 앓는 개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사람들도 시간 지각 능력에 문제를 겪기 때문이다.

생체 시계의 고장

시간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능력은 사람들이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이런 생체 시계가 고장나 큰 불편을 겪으며, 이는 나중에 그 사람의 행동, 전반적인 인식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

VR과 시간 지각 연구

워털루대학 앰비카 반살과 연구팀은 31명의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시간 인식 실험을 실시했다. 피실험자들의 평균 연령은 21.1세였고, 이중 여성이 18명, 남성이 13명이었다. 이들은 각각 감각적, 신경학적, 또는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었다. 연구진은 노트북을 사용해 이들이 500밀리초 동안 화면에 나타난 십자가를 보도록 만들었다. 그런 다음 화면에는 파란색 원형 프로브가 나타난다. 이 프로브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사라진다.

참가자들은 프로브가 화면에 나타났던 시간을 버튼 누르기로 재현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 다음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로보 리콜(Robo Recall)이라는 VR 게임을 하도록 요청했다. VR 게임 후,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시간 지각 능력을 다시 측정했다.

▲과학자들은 VR 기술을 사용해 참가자들의 시간 지각 능력을 연구했다(사진=ⓒ셔터스톡)

단, VR 게임 중 13명의 참가자는 평범한 버전의 게임을 실시했다. 가상 도시에서 이들이 로봇 역할을 맡아 다른 로봇을 파괴하는 내용이었다. 나머지 참가자는 수정된 버전의 게임을 체험했다. 참가자가 손이나 머리를 움직이면 가상 환경에서의 스피드가 일반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참가자가 신체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가상 환경의 스피드가 느려진다.

VR 과제를 수행한 후 팜가자들은 VR이 아닌 활동을 수행하도록 요청받았다. 실제 고무공을 토스하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색색깔의 고무공을 각각의 색과 같은 바구니로 던지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 활동 결과, 참가자들은 짧은 시간 범위를 더 길게 느끼는 경향이 있었다. 참가자들의 시간 추정이 15% 늘어난 것이다.

즉, 이 연구 결과는 VR 기술이 사람들의 시간 감각을 재조정하도록 유도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사람들의 시간 인식에 적당한 변화를 가해 시간을 느리게 인식하는 사람은 더 빠르게 인식하도록, 그 반대인 사람은 더 느리게 인식하도록 교정할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