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새 알고리즘이 개발됐다(사진=ⓒ셔터스톡)

최근 럿거스대학의 연구팀이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의 수를 줄이고 독성 테스트도 가속화할 수 있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새로운 알고리즘이 아직 실험되지 않은 8만 가지 화학 물질 및 특정 환경 안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물 실험에 대한 윤리적 논쟁과 고비용 문제가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동물 실험 비윤리적이고 비효율적이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물질의 독성 평가를 진행하는 데 있어 동물 실험이 가장 적합한 모델로 여겨져 왔다. 동물에게 직접 화학 물질을 주입해 부작용 여부를 테스트하는 것으로 이 경우 구체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수백만 마리의 동물들이 실험에 희생된다는 단점이 있다. 보통 쥐와 기니피그, 토끼 등이 실험 대상이 됐다.

이 방식은 동물에 관한 윤리적 문제를 야기시키며 뜨거운 논쟁을 일으키고 있지만, 사실상 수천 가지의 화학 물질 안정성을 결정한다는 이만한 모델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가령 연간 1t 이상 제조·수입되는 물질의 제조·수입량과 위해성에 따라 등록, 평가, 허가 및 제한의 규제를 받도록 하는 EU의 강력한 화학물질(제품) 관리 제도인 리치(REACH)조차 동물 모델에 대한 독성 시험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동물을 적용한 실험의 성능과 비용 효율성에 반대하는 뜻을 표했다. 독성 실험이 다른 방법으로 대체될 수 없다면 항상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독성 실험을 디지털화하고 동물 학대나 고비용 및 느린 성능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들고자 했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다니엘 루소는 “특히 화학 물질의 독성을 테스트할 수 있는 정확하고 비용 효과적이며 신속한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물 실험이라는 하나의 방법만이 필요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는 것.

게다가 현재까지 제품을 생산하는데 사용되는 8만 5,000여 가지 화학 물질 중 상당수가 여태껏 포괄적인 테스트조차 받지 못한 상태다. 테스트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고려할 때 동물 실험만으로는 이 모든 것들을 커버할 수 없다.

동물 실험의 대안, 독소 평가 알고리즘

럿거스대학팀이 독성 실험과 관련된 우려를 처음으로 제기한 곳은 아니다. 이전의 연구들에서도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유사한 디지털 방식이 개발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의 컴퓨터 모델은 독특한 구조의 화학 물질을 평가하지는 못했다.

또한 유사한 구조를 가진 화학 물질의 독성 수준과도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알고리즘은 주요 그룹에서 사용 가능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화학 물질 간 유사점과 차이점을 분석할 수 있어 더 진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에 활용된 데이터는 ‘PubChgem’으로부터 수집됐다. ‘PubChem’은 미 국립보건원(NIH)이 모니터링한 수백만 가지 화학 물질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다.

알고리즘은 테스트 된 물질과 아직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물질 간 화학적 요소를 구체적으로 비교한 후 여러 가지 수학적 방식을 적용해 물질 내 요소의 상관관계와 변형을 결정하는 식으로 작동된다.

연구팀은 또한 인공 바이오 프로파일 생성을 위해 7,385여 개의 화합물을 사용했다. 이들 화합물은 쥐들에게 사용하는 다양한 경구 급성 독성들로 알고리즘은 이들 화합물의 구조 분석 및 특성을 검사해 예측에 성공했다.

알고리즘 테스트에는 600개 이상의 새로운 화합물도 도입됐다. 팀은 알고리즘이 이들 새 화합물의 동물 경구 급성 독성에 대한 예측 여부도 확인했다.

알고리즘은 부분 공간 클러스터링 설계 방식으로 인해 여러 화학 그룹에서도 독성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측률은 62~100% 사이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알고리즘은 구강 독성에만 적용되도록 설계됐다”며 “향후 모델의 구성을 변경해 다른 유형의 화학 독성 예측에도 활용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알고리즘 기반 실험의 존재 자체로 독성 실험의 속도를 높이고 동물 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잠재성이 높아진다(사진=ⓒ셔터스톡)

알고리즘 테스트 동물 실험 대체할까

현재 수준에서 동물 모델의 독성 테스트를 대체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이는 컴퓨터와 알고리즘이 인간 연구자의 입력에 의해서만 데이터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은 테스트 됐거나 아직 되지 않은 화학 물질에 대한 기존 데이터가 없으면 인간과 환경에 대한 화학 물질의 영향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알고리즘 기반 화학 테스트의 존재 자체로 독성 실험의 속도를 크게 높이고 동물 모델의 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잠재성은 높아지고 있다. 연구팀은 인식할 수 없는 화합물에만 동물을 사용하면 된다.

존스홉킨스대학의 블룸버그 공중보건 대학 연구팀 역시 동물 독성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빅데이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익히 알려진 화학 물질, 그리고 다양한 화합물 구조의 독성 성분을 지도화한 것으로 지난해 기준으로 80만 건의 독성 실험에서 1만 가지 화합물의 구조와 특성을 얻어냈다.

향후 이 알고리즘의 발전이 화장품계와 의료계 등에서 끝없는 논란을 일으키는 동물 실험을 구제해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