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기술은 정신 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를 돕고 환자의 정신 재활을 돕는 훌륭한 도구다(사진=ⓒ게티 이미지)

일반적으로 컴퓨터 게임과 같이 사람들의 오락적 요구에 부응하는 기술로 여겨지는 가상현실(VR)은 시작부터 먼 길을 걸어왔다. 이 기술은 예술, 소셜미디어, 이벤트 회사 및 교육 분야 등 다양한 영역에 점차적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가상현실이 삶에 있어서 기술의 유용성을 극대화하고자 노력하는 한 분야에 발판을 마련했다는 사실이다. 바로 ‘건강관리’ 분야다. 많은 뉴스 보도와 연구에 따르면, 가상현실 기술은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를 지원하고 정신 재활을 돕는 훌륭한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가상현실과 정신건강

많은 연구자와 기술 개발자들은 의료용 VR 장치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영국 익스프레스는 기사를 통해 ‘옥스퍼드 VR’이라고 불리는 영국의 스타트업 회사를 소개했다.

다른 기술 회사와 마찬가지로 옥스퍼드 VR 역시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전통적인 의료와 동등한 효과를 내는 치료법을 고안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차별점은 가상현실이 단순히 특정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만 도울 수 있다고 믿는 것 그 이상에 있다. 회사 측은 공동 설립자 다니엘 프리먼이 언급한 것과 같이 가상현실 기술이 정신건강 문제 대부분을 다룰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다니엘에 따르면 이미 가상현실은 불안장애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도구이며, 따라서 회사가 주장하는 개념이 그리 믿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현재 특정 정신질환에 대한 몇 가지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으며, 환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몇 가지 요소를 추가하고 치료법을 배우도록 가상현실에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옥스퍼드 VR은 강박장애, 우울증, 정신분열증 치료를 위한 가상현실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옥스퍼드 VR의 또 다른 공동 설립자인 제이슨 프리먼은 위와 같은 아이디어를 지지하면서 “오늘날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4명 중 1명꼴로 진단 가능한 심리 문제를 발전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제이슨은 “특정 심리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만약 이 치료법을 가상현실을 이용해 접할 수 있다면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가상현실이 의료 분야, 특히 정신건강 분야로 진출한 것은 획기적인 발전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환자의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다.

세계 최초의 가상현실 체육관

정신건강과 별개로, 가상현실은 역시 의료 분야에 속하는 신체 건강에서도 존재감을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 NDTV은 기사를 통해 세계 최초의 가상현실 체육관 설립을 보도하면서 체육관 또는 헬스장 사용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문을 연 ‘블랙박스 가상현실 체육관(Black Box VR Gym)’은 가상현실 기술과 운동을 통합한 최초의 시설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체육관은 전통적인 운동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법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별도 공간에서 웨어러블 장치를 착용하고 가상현실 헤드셋을 착용한 채 운동한다. 이 장치는 체육관의 운동 기구를 사용하는 동안 자세를 모니터링한다.

사용자는 운동하는 느낌을 거의 받지 않지만 전신 운동을 할 수 있는 가상현실 시나리오에 노출된다. 이때 운동은 마치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과 유사하다. 예를 들어 시나리오가 사용자에게 로프를 잡도록 지시하는 경우, 가상현실은 동일한 저항으로 실제 로프를 느끼도록 프로그래밍한다. 또한 사용자는 과거 점수를 뛰어넘거나 다른 사용자와 점수 대결을 함으로써 운동 강도를 높여나갈 수 있다. 체육관 측은 이 같은 경험을 ‘체육관 세계의 기능적 피트니스’라고 설명한다.

위와 같이 가상현실을 이용한 운동법은 더 많은 사람들을 체육관이나 헬스장으로 끌어 모으는 역할을 하며 전통적인 체육관보다 혁신적이고 더 나은 대안이 되고 있다. 특히 마지못해 체육관을 찾는 사람들은 운동하는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이 다소 불편할 수 있다. 또한 운동을 처음으로 시작했을 때 첫날부터 시작되는 격렬한 전신 운동 또한 부담스러울 수 있다.

가상현실 체육관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운동하는 것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사생활을 보장하며, 시뮬레이션 기능으로 초보자에게도 과하지 않은 운동량을 제공한다. 또한 운동을 하면서 점수 대결을 하는 체육관 동료들과 연대감을 쌓을 기회도 있다.

실제로 가상현실은 정신건강을 돕는 것 외에도 신체를 돌보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있어 훌륭한 도구다.

▲사용자는 별도의 공간에서 웨어러블 장치를 착용하고 가상현실 헤드셋을 착용한 채 운동을 한다(사진=ⓒ123RF)